어느 사이버대학생의 수기
사이버대학에는 실로 다양한 학생들이 학위 취득을 위해 또는 전문지식의 함양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학에서 부모님의 보호 아래 공부를 하고 있는 20대 학생들에 비하면 연령층, 직업, 학업 여건 등이 굉장히 다양한 학생들이라 할 수 있다.
아래는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의 한 학생이 학교 차원에서 실시된 학업 수기 공모에 낸 글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사이버대학 내지는 사이버 교육의 강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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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 했던가. 어느덧 세종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하여 한 학년을 마치게 되었다. 나에겐 세종 사이버대학교란 존재가 내 삶의 방향을 다시금 잡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처음 직장에 다닐 때만 해도 난 또 다른 나의 미래를 설계하고 부푼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냈다. 하지만 나에겐 꿈에서 조차 생각지 못했던 너무나 커다란 불행이 갑자기 찾아왔다.
아직 우리나라에 10만명 당 1~2명 발병한다는 희귀병 ‘모야모야’라는 질병으로 의식을 잃은 채 응급실에 실려 갔다. 눈을 떴을 땐 왼쪽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아직까지 발병원인과 치료 방법이 없고, 언제 또다시 다른 한쪽에도 마비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또, 의식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난 내 삶을 원망하며 점점 더 나 자신을 포기하면서 고통스러운 병상에서의 생활을 시작해야만했다.
1년, 2년, 3년 병상에 누워서 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차라리 그냥 내 삶을 포기하자고... 하지만, 삶을 포기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나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가족들 생각에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야만 했다.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 세상 속에서 접한 사이버 대학교를 보는 순간, 난 다시금 나 스스로에게 다짐을 해보았다. “죽지 못할 바에야 한번쯤 일어나 보자 할 수 있을 때 까지 해보자” 이런 결심 끝에 난 세종 사이버대학교에 원서를 쓰게 되었다.
‘어떤 학과가 내 적성에 맞을까? 졸업하면 무엇을 할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새삼 놀라고 말았다. ‘아직도 늦지 않았구나, 나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을 보면서 웃음과 동시에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3년 동안 병상에 있었던 시간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얼마 후, 병실에서 한통의 문자를 받게 되었다.
세종 사이버대학교 이-비즈니스학과 학과장 김덕현 교수님.
한가한 시간에 전화하라는 문자였다. 난 교수님과 통화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고 어떤 분이 하신 말씀을 되뇌이며, 잠시나마 어려움에 지쳐 내 삶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나 자신을 질책하고, 내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병원을 나오면서 난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다.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와도 지금의 결심을 잊지 말고 헤쳐 나가자고 말이다.
첫 개강을 앞두고 솔직히 두려움이 앞섰다. 고등학교 졸업한지도 꽤 오래됐고 과연 내가 잘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입학한 처음부터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수강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학과 사무실에 전화도 해보고 했지만 막상 개강일이 다가오자 기대감반 두려움반에 초조함을 느꼈다.
개강 첫날 동영상 강의를 듣고서야 비로소 사이버대학생이 되었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교재와 같이 공부하면서 사이버 대학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 때는 교양과목위주로 수강신청을 하여서 그런지 그다지 어렵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온라인 강의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다시 볼 수 있었고, 여러 번 들으니 과목에 대한 자신감도 제법 생겼다.
누구든지 과제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레포트 작성의 막연함에 현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동생을 통해서 레포트 작성요령을 배우고 제출했다. 점수는 그다지 높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럽고 뿌듯했다.
혼자서 공부하려니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어떨 때는 깊은 좌절감도 느꼈지만, 메일로 교수님께 물어보고 답해주시니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중간고사 시험 날짜가 다가오자 시험이 어떻게 나올지, 혹시나 잘 못 보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했는데 막상 시험을 보니 아는 것 보다는 모르는 것이 많았다. 이제껏 너무 안일하게 공부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후회해 보았자 이미 소용없음에 다음 기말고사에서는 잘 보리라고 다짐을 했다.
나에겐 이제 꿈이 한 가지 생겼다. 졸업을 하면 창업을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이나마 준비할 예정이다. 물론 공부도 계속할 것이다. 대학원 입학도 생각중이다 그러기 위해선 점수관리에도 신경을 써야겠다. 나는 끊임없이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하지만, 꿈이 있어 행복함을 느낀다. 소박한 꿈조차 소중하다는 걸 다른 분들은 알까?
사이버 대학교를 입학한 후 개인적으론 아쉬운 점이 많다. 각종 학교의 행사, 모임뿐 만 아니라 학과 모임마저 참석하지 못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재학생 대부분이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라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아쉬움이 정말 크다.
하지만 한 학년을 마치고 나니 그런 아쉬움 보단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학업을 하고 있다는 그 뿌듯함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크다.
다음 학기엔 2학년이 된다는 생각에 더욱 개강날짜가 기다려진다. 내가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안정되면서 몸도 예전보단 많이 좋아진 걸 느낀다.
사이버대학에 들어와 삶의 열정을 갖게 되었고, 살아가는데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 잠시나마 고난에 처했을 때 나 스스로를 포기하려 했던 순간을 발판삼아 이젠 그 어떤 고난이 다가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 세종사이버대학교 e-비즈니스학과 이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