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경영
해외 각국에선 'RFID' 어떻게 활용하나 (디지털타임즈에서)
김덕현
2006. 7. 5. 10:06
아래 글은 디지털타임즈 7월 5일자에 게재된 기사로서 해외의 다양한 RFID 적용 사례, RFID 확산을 위해 해결되어야 문제점 (예: 프라이버시 보호, 인식률 향상, 가격 하락) 등이 잘 정리된 것으로 보여서 여기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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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각국에선 ‘RFID’ 어떻게 활용하나 |
물류ㆍ유통 가축관리도 산업ㆍ사회 폭넓은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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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태그라고도 불리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가 그것이다. C넷은 당국이 약 300여구의 시신에 신장, 머리카락, 의복 등 신체 정보를 저장한 RFID 칩을 삽입함으로써 신원확인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RFID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물류나 재고관리 등의 전통적 적용분야를 넘어서 일상 생활 전반을 바꾸어 놓을 거대한 폭풍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오는 2010년 RFID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로 연평균 37.1%의 고속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FID란=RFID 시스템은 △RFID 태그 △리더기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태그는 메모리와 안테나를 내장해 정보를 판독기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바코드와 비슷한 기능이지만 수 미터 이상 먼 거리에서도 인식이 가능하고 동시에 여러 개를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달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물류, 재고관리, 도난방지 등 적용할 수 있는 범위도 상당히 넓다. 특히 건전지 등 별도의 전원공급장치를 이용하는 능동형(active) RFID는 인식범위가 최장 100m에 달한다.
◇RFID와 GPS로 가축들의 위치를 파악한다=와이어드 뉴스는 지난 4월 마이크 조핸스 미 농무장관이 가축의 건강상태와 유통과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 로드맵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08년까지 모든 가축들에 RFID 칩을 부착하도록 사육 농가들을 유도할 계획이다. 가축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등록한 축산농가는 15자리의 식별번호와 함께 GPS 좌표를 부여받는다.
정부는 또 2009년부터는 목장 안에서 가축들이 다른 동물과 뒤섞이지는 않는지에 대해 실시간으로 파악하도록 농가에 요구할 방침이다. 24시간 내에 가축의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농가에게는 벌금을 부과한다.
조핸스의 구상은 지난 2004년 처음 발표된 국가가축확인시스템(NAIS)에 기반하고 있다. NAIS가 구축되면 미국 내 200만 곳의 가축사육 시설에 설치된 추적 시스템을 통해 질병 발생 시 48시간 내에 조치를 취할 수 있다.
◇RFID로 물류 생산성 높인다=물류와 유통은 RFID 도입으로 혜택을 보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다.
월마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매장과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RFID 사용을 시작했으며, 재고품절이 16% 줄어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 국방부도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4만3000여 개 군납업체들에 RFID 태그 부착을 요구하고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위조 의약품 근절을 위해 약병에 소형 RFID 칩을 부착할 것을 제약회사들에 권고하고 있다. 미국 제약업계는 위조 의약품으로 인한 손실액이 전체 순이익의 최고 7%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에서도 세계적인 소매유통 업체인 테스코가 RFID 네트워크를 가동하기 시작해 3000대가 넘는 리더기를 점포와 물류센터 등에 설치했다. 영국의 패션기업인 막스 앤 스펜서는 1700만 벌의 의류에 RFID 태그를 부착하기 위한 시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로와 국경에서도 활약한다=지난해 영국정부는 번호판에 RFID를 장착한 자동차의 주행시험을 실시했다. 능동형 RFID를 이용함으로써 수십 미터 떨어진 판독기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RFID 번호판이 실용화되면 정부는 도심지역 교통혼잡 통행료를 비롯한 각종 유료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RFID를 이용한 교통시스템의 상용화 테스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C넷에 따르면 교통 당국은 IBM이 개발한 이 시스템을 통해 러시아워의 정체시간을 25% 줄일 수 있었다. IBM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유료도로 요금 지불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미 국무부는 모든 여권에 △이름 △성별 △생년월일 △증명사진 등 개인 정보를 담은 RFID 칩을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지문이나 홍채 등 생체인식 기능을 가진 여권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RFID 여권은 현재 영국과 독일에서도 모색 중이다.
의료 서비스도 RFID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는 분야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외래 환자의 집에 RFID 태그를 설치함으로써 만일의 경우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FID, 문제는 없나=가축들에게 RFID 칩을 부착하겠다는 조핸스 농무장관의 구상이 모든 미국 축산농가들의 지지를 얻는 것은 아니다.
셰릴 앨러턴 펜실베이니아 주 변호사는 "RFID 업계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미육우협회의 제이 트루이트 부회장도 "우리 소가 매일 어디서 걸어다니는지 궁금해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소비자가 아니라 해당업체들이 RFID 기술 도입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인 프라이버시는 가장 첨예한 문제다. EU 정보화 사회 집행위원인 비비안 레딩은 "RFID는 매혹적인 신기술"이라면서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FID가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호주 에디스 코완 대학 연구진은 지난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스템에 과도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서비스거부(DoS) 공격을 실시하자 RFID 태그와 판독기가 작동을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한달 앞선 3월에는 독일의 연구자들이 RFID 태그를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RFID의 가격을 낮추는 것도 당면 과제다. 전원공급장치를 갖추지 않은 수동형(passive) RFID 칩의 가격은 현재 20센트 정도로, 1달러가 넘던 초창기에 비해 많이 저렴해 졌다. 하지만 산업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보급되기 위해서는 5센트 미만까지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현재 80%대에 머물고 있는 판독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RFID 가이드라인, 효과를 거둘까=지난 5월 미국소비자연맹(NCL)과 민주주의기술센터(CDT) 등 미국 시민단체들은 개인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주요 IT 기업들도 참가해 업계의 입장을 전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들은 고객에게 RFID 부착 사실을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RFID 설계 시 보안기능을 포함시키고 △고객이 원하면 RFID 기능을 제거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RFID로 수집한 개인 정보를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해 고객들에게 통지해야 한다.
CDT의 폴라 브루어닝 고문 변호사는 "전통적이면서도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개인정보 관행을 참조했다"며 "관련업계에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정협기자@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