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 교무연구처장 직을 맡고 보니 요즈음은 더욱 더 연구할 시간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 '정보경영'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과 함께 나눌 자료/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소홀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만, 시간을 갖고 조금씩 복구할 생각입니다.
제 블로그에는 좀 더 부드럽고 가벼운 글들이 별로 없는데 이는 저의 다소는 'dry 한 삶' 때문인 것으로 이해해 주시길..
오늘은 얼마 전, 생전 처음으로 다녀 온 유럽 (포르투갈과 스페인) 여행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 합니다.
저는 지난 9월 8일(일)부터 16일(일)까지 포르투갈의 기마랑스와 스페인 마드리드엘 다녀 왔습니다.
포르투갈의 기마랑스 (Guimaraes)에서는 그 곳에서 3일 동안 열린 PRO-VE07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PRO-VE (www.pro-ve.org)는 포르투갈을 포함한 유럽쪽의 교수, 연구자들이 주로 참석해서 토론 중심으로 진행하는 소위 Working Conference로서 IFIP (국제정보처리협회) 산하의 워킹그룹 5.5 (가상기업과 e-비즈니스)가 후원해 왔습니다. 1999년에 시작되어 금년이 여덟 번째가 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총 90편 정도의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습니다. 포르투갈, 스페인,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네델란드 등의 참석자들이 많았구요, 동양인으로는 저와 중국인 2명 정도가 전부였는데 다음과 같은 점을 느꼈습니다.
첫째는 PRO-VE에서 다루는 가상기업 내지 협업 네트워크 (Collaborative Network)는 아직은 실용적 연구라기보다는 이론적 연구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정부나 대학/기업의 지원을 받아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대한 학계의 관심도 높지 않고 정부 지원같은 것은 아직 요원한 시점인데..
둘째는 하나의 컨퍼런스를 준비하고 그것을 통해 학회나 협회들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들을 도출하고 추진해 가는 과정에서 배경이 다른 여러 연구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서로 격려하며 어려운 일들을 자발적으로 분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도 이해관계보다는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뭉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에서 300Km 쯤 북쪽에 있는 제2의 도시 포르토(Porto)로부터 북동쪽으로 다시 또 50Km쯤 떨어져 있는 기마랑스는 도심에 있는 한 옛 성벽에 씌여 있는 '포르투갈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글처럼 포르투갈의 역사 그 차체라 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주처럼 역사적인 유물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2000년대 초에 UNESCO가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지정한 곳이죠. 현대적 모습은 별로 찾아 볼 수 없지만 전형적인 중세 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포르투갈인을 포함한 유럽인들에게는 일종의 마음의 고향같은 곳으로 받아 들여 지고 있었습니다.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는 UNED라는 원격대학엘 방문하기 위해 이틀 동안 머물었습니다. 처음 가 보는 스페인, 그리고 마드리드에서는 근세에 이르기 전 '무적함대'를 보유하고 전 세계를 제패했던 그 나라가 지금은 왜 유럽의 중위권 국가가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정적인 사람들, 그러나 여전히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점심식사 후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 늘 바쁘고 쫓기듯 살고 있는 우리네에 비하면 여유로운 모습이 보기 좋았으나..
국내든 해외든 여행은 늘 뭔가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아니 새롭지는 않더라도 그 동안 무심하게 보아 왔던 문제들을 좀 더 세밀하게 또는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해 줍니다. 짧은 기간 동안 정신없이 다녀 온 포르투갈과 스페인이었지만 제겐 그런 의미가 있었습니다.
'斷想-雜記-時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새해 첫날에 (0) | 2009.01.01 |
---|---|
교학상장 (敎學相長) (0) | 2008.04.25 |
당분간 개점 휴업이 될 듯.. (0) | 2007.09.07 |
'성장 중심'으로 사람 보기 (넷향기에서) (0) | 2007.05.28 |
한국전자거래학회장 취임 (0) | 2007.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