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경영

[펌] 서평: Leading the Revolution, 비즈니스 모델 혁신

김덕현 2012. 2. 9. 10:07

한 동안 뜸~ 했습니다.

이것 저것 잡다한 일들로 인해 블로그에 글을 올릴 여유(?)를 빼앗겼기에.. 써 놓고 보니 분명 이건 변명입니다. ^^

 

요즘 저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 (Business Model Innovation)이란 문제에 대해 집중 study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돈이 안 되니 사업방식을 바꿔 봐야겠는데 어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문제죠.

자주 거론되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을 포함해서 꽤 많은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래 글은 SERI의 북리뷰에서 퍼온 것입니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이 곳에 모셔 두고 싶더라구요.

물론,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구요. 책의 원문을 접하기 어려운 분들은 카톨릭대 이동현 교수님의 글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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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도서 : Leading the Reolution (by Gary Hamel, 2000)

 

o 전문가 서평: 이동현/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전략적 의도, 핵심 역량, 전략 혁신 등을 주장했던 게리 해멀이 21세기 시작과 함께 한층 더 혁명적인 주장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해멀은 전략 경영 분야에서 항상 새로운 개념과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학계와 실무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학자인데 이번에도 유감없이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책은 1장부터 점진적인 개선을 주장하는 진보의 시대는 끝나고 비선형적인 혁신이 중요한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화두로 시작하고 있다.

1. 혁명의 시대

지금까지 진보의 시대는 미쓰비시, ABB, 시티그룹, GE, 다임러크라이슬러, 듀퐁 등과 같은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였다. 이들 기업들은 엄밀한 계획, 지속적인 개선, 통계적 공정 관리, 식스 시그마, 리엔지니어링,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과 같은 진보의 원리를 활용했다. 세월이 지날수록 이들은 오로지 개선하는데만 집중했다. 만약 그들이 변화하는 환경 중에서 어떤 것을 놓친다 하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글로벌 유통, 강력한 브랜드 파워, 풍부한 인재와 자금 등 기존 기업의 이점 때문에 거대 기업들은 경쟁 기업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예컨대, 애플 컴퓨터가 개인용 컴퓨터 사업에서 선발 주자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IBM이 개인용 컴퓨터 사업에서 세계적인 유통망을 구축함으로써 애플의 위치를 빠른 시간 안에 따라잡고 선두가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불연속적인 변화의 세계에서는 사업상 결정적 순간을 놓치는 기업은 선발 기업을 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보자. 94년에서 99년까지 판매되는 이동전화의 대수가 매년 2,600만 대에서 3억 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시기에 기술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 97년까지 이동전화 사업에서 세계적인 선도기업이었던 모토롤라는 디지털 무선기술로 넘어가는 단지 1∼2년 정도의 시기를 놓쳤다. 바로 이 황금 시기에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북유럽 기업인 노키아가 세계 1위의 업체로 부상하였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노키아는 스노우 타이어와 고무 보트를 만들던 기업에 불과했으나 갑자기 유럽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첨단기업 중의 하나로 부상하였다. 모토롤라가 이동 통신 분야에서 다시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90년대 들어, 독일에 본사를 둔 SAP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오라클과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중의 하나로 증명되었다. 실제로 수천 개의 기업들이 구매, 회계, 생산 등과 같은 내부 운영 기능을 통합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로 SAP R/3을 설치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공급자와 고객을 연결시키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SAP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아리바(Ariba), 아이투테크놀로지(i2 Technologies), 시벨 시스템(Siebel Systems) 및 일련의 새로운 B2B 전문 기업들이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신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SAP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혁명의 시대에 기회들은 광속으로 왔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억 달러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사실 지금처럼 기존 기업들이 가치 없는 적이 없었다. 슘페터가 주장한 창조적 파괴의 바람이 거대한 허리케인으로 돌변하였다. 경제적 통합은 보호 시장을 개방시켰고 규제 완화는 안락하기만 했던 독점 시장을 파괴하였다. 인터넷 기업은 기존의 굴뚝 기업을 궁지에 몰아 넣었다. 그리고 벤처 캐피털들은 산업의 반란자들을 위해 수백만 달러의 돈을 혁신적인 벤처기업 육성에 쏟아 붓고 있다. 역설적으로 산업의 관행을 바꾸려는 신규 기업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었다. 소프트뱅크, 야후, 스타벅스, 갭(GAP), 아마존, 델 컴퓨터 등과 이들과 유사한 수백 개의 기업들은 새로운 혁명가다. 이들 모두가 생존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들의 성공은 기존 기업들이 취약하다는 명백한 증거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혁명의 시대에 경영자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2.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산업에서 혁신적인 기업들은 마진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을 버리고 새로운 모델을 창조한다. 비록 위에서 언급한 기업들이 다음 10년 동안 모두 생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개척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생존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에서 어떻게 하면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거나 기존의 비즈니스 개념을 급격히 수정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혁신하자'라는 구호는 기존 제품을 새로운 특성을 추가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제품 위주의 혁신은 지나치게 혁신을 좁게 해석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혁신을 기술 위주로 보고 있으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때때로 새로운 기술과 전혀 상관이 없다. 이케아(IKEA), 홈 데포(Home Depot), 세포라(Sephora), 버진(Virgin) 항공 등과 같은 첨단 기술자들이 아닌 기업들을 생각해 보라. 기술, 특히 정보 기술과 같은 것은 지금 현재 누구나 다 이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을 남과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을 책정하여 기술개발 경쟁에 목숨을 걸고 있다.

경영자들은 90년대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관해 집요하게 고민하면서 보냈다. 공급 사슬 통합, 아웃소싱,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다운사이징, 전사적 자원관리 및 고객관계경영 등 지금까지 경영자들이 써왔던 혁신 기법들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기법은 조금도 급진적이지 않으며 기업의 총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단일의 구성요소 또는 일부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 온 것에 불과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급진적이면서 동시에 시스템적이다(그림은 첨부파일 참조). 결국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혁신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부의 창출이 불가능하다.

혁명의 시대는 우리에게 인식의 지평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 라인 확장이나 정보기술에 의지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이상의 일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혁신에 대한 태도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산업혁명의 핵심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히 이끌어내는데 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모두 폐기할 것을 요구할 만큼 기존 기업들에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는 형태의 시스템 혁신인 것이다. 예를 들어, 델의 온라인 직접판매 및 맞춤형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단순히 적용시키려고 했던 컴팩의 실패를 보면 알 수 있다. 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히 구축했던 반면에 컴팩은 한때 산업 혁명가로 군림했지만 이제 쓰러져 가고 있던 DEC을 손쉽게 인수했다. 결국 컴팩의 최고경영자인 에크하르트 파이퍼(Eckhard Pfeiffer)는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고, 경쟁자를 갑작스럽게 공격하며 투자자를 위해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자원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신생 기업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기존 기업이 다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3. 노련한 혁명 기업으로부터의 교훈

과거의 전통에 흠뻑 젖어 있는 기존 기업을 노련한 혁명 기업으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아래 그림은 핵심 전략을 재창조하고 산업혁명을 창출하는 두 가지 도전을 나타내는 간단한 2차원 매트릭스이다.(그림은 첨부파일 참조)

기업 스스로를 혹은 기업이 속한 산업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는 기업은 기껏해야 '원가 및 효율성 중독 기업'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죽어가고 있거나 이미 죽은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희망이 없다. 이들 기업들은 기술과 자산을 이전시키고자 하는 보다 창조적인 기업들의 합병 대상이다.

이와 반대로 '느림보 관료 기업'은 한때 산업을 혁명한 기업들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다른 기업들에게 추격을 당한 상태의 기업이다. 메릴린치와 온라인 거래, 모토롤라와 무선 디지털기술 또는 SAP와 인터넷 등을 생각해 보라. 대부분의 기존 기업들은 위협을 느끼거나 또는 중요한 기회를 놓쳐버렸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을때만 전략을 수정한다. 마침내 이들 기업들이 사업 변신을 시도할 여력이 생겼을 때, 막상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신규 진입자들의 전략을 그대로 모방하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변신이 아무리 성공적일지라도, 이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혁명의 대열 맨 뒤에서 그저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경영자들에 대한 평판이 좋을 리 없고 보상은 더더욱 기대하기가 힘들다.

대부분의 비전있는 기업들은 한번 이상 비전주의자가 되기 힘들다. 오늘날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신설 기업 가운데 스스로를 재창조할 방법을 알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혁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는 한가지 전략으로 기적을 이루었지만 창업가의 능력이 소진된 시점에 결국 파산해 버린 기업들이 무수히 많다. 신 경제의 산물로써 크게 성공한 수많은 신설 기업들 가운데, 성공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기업은 100개 중 한 개도 안 된다.

'노련한 혁명 기업'은 한번 이상 스스로나 그들이 속한 산업을 재창조한 기업들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련미는 기업이 가진 오래된 역사가 아니라 수명이 다한 전략을 버리고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기를 몇번 거듭하면서 얻은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이들 기업들은 스스로 또는 그들이 속한 산업을 뒤집어엎을 정도로 혁명적인 일들을 계속해서 해왔다.

규모가 큰 기업이나 역사가 오래된 기업은 산업을 변모시키는 방식으로는 혁신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엔론, 찰스 스왑, GE 캐피털, 시스코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스스로나 자신이 속한 산업을 반복해서 재창조해왔다. 비록 노련한 혁명 기업들 중에서도 완벽한 예를 찾기는 힘들다. 사실 어떤 기업도 새로운 혁신의 암호를 완전히 풀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이러한 일들을 시작한 기업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노련한 혁명 기업으로부터의 교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상식을 벗어난 목표

GE 캐피털은 해마다 수입의 20혹은 그 이상을 늘릴 수 있다고 목표를 정한다.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그러한 기이한 목표를 가지게 하면, 그 목표는 구성원으로 하여금 그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에 대해서 매우 다르게 생각하게 할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10목표를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이 20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두번째 사람이 다른 식으로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

(2) 탄력적인 사업 정의

노련한 혁명 기업은 좁은 자아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그들이 가진 기회의 범위는 광활하고 끊임없이 변한다. 버진은 항공 여행, 휴가 패키지, 음반 소매, 은행, 그리고 라디오 방송까지 다양하게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버진의 사업개발 책임자는 "버진이 어떤 사업을 해야 하고 어떤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와 같은 가정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버진은 (a) 기존의 틀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고, (b) 고객들에게 더 큰 기회를 줄 수 있고, (c) 더욱 더 즐겁게 할 수 있고, (d) 흡족한 기존 고객들의 눈에 최고로 비추어질 수 있다고 믿을 때에만 그 산업에 뛰어든다.

(3) 새로운 목소리

만약 최고경영자가 혁명적인 전략을 원한다면, 혁명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테드 터너(Ted Turner)와 브로드케스트 뉴스(CNN), 아니타 로딕(Anita Roddick)과 화장품(보디숍), 리차드 브랜슨(Richard Branson) 경과 항공 사업(버진 아틀랜틱), 짐 클락(Jim Clark)과 건강 의료(헬선(Healtheon)),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 소매(아마존). 그리고 피에르 오미다르(Pierre Omidyar)와 경매(이베이)를 보라. 대개 산업은 산업내에서 경험 많은 기업들이 가진 편견에서 자유로운 아웃사이더에 의해 재창조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에서 전략은 기존의 모델을 보존하는 것이다. 전략회의는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동일한 사람들이 매년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도출된 전략이 엉터리라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4) 개방된 아이디어, 자본, 인재 시장

만약 당신의 회사 내부에 창업가적 정신을 자유롭게 하기를 원한다면, 당신은 아이디어, 자본, 인재들을 위한 역동적인 내부 시장을 창조해야 할 것이다. 많은 기업의 경영자들은 실리콘밸리 창업가들의 성공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실리콘밸리의 창조적 정신을 그들 조직의 내부로 가져와서 조직 구성원들의 창업가적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는 경영자는 거의 없다. 자기 회사는 능력 없는 일꾼들로 가득차 있고, 실리콘밸리에는 총명한 비전주의자들로 가득차 있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사실 실리콘밸리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온상으로 만든 것은 창업가적 열정을 지닌 몇몇의 우수한 인재들이 아니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 세 개의 '시장'이 즉, 아이디어를 위한 시장, 자본을 위한 시장, 인재를 위한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를 통해 아이디어, 자본, 그리고 재능은 특이한 방법으로 조합되어서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대기업에서는 아이디어, 자본, 그리고 인재들이 무기력하고 활동적이지 않다. 이들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대기업도 실리콘밸리 같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