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오션 전략 (Blue Ocean Strategy) --
(저자: 김위찬 & 르네 마보안, 교보문고 2005)
<전문가 서평>
: 작성자 김종현 (CJ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이 책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우리에게 블루오션이라는 화두를 던지기에 앞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제안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오늘날의 산업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산업이 그 당시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가? 자동차, 음반, 항공,
석유화학과 같은 기본 산업조차 그때는 거론되지 않았거나 막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시계를 30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뮤추얼펀드, 휴대폰, 바이오테크, 소매 할인점, 특급 택배 서비스 등 오늘날 시장규모가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신산업이 대거 등장했다. 그렇지만
당시에 이 산업들 가운데 큰 의미를 가진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럼 앞으로 30년 후의 미래를 한 번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의 지식과
능력으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나간 역사는 우리에게 앞으로도 다양한 신산업이 출현할 것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저자들은 기업이 이렇게 미래에 부상할 신시장을 포착하고 창조하기 위해서는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시장을 레드오션(Red Ocean)과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구성된 바다로 가정했다. 레드오션은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산업을
뜻하며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시장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명확하게 그어진 산업간 경계 내에서 기업들이 경쟁자들로부터 서로 시장을 빼앗기 위해
유혈 경쟁을 벌이게 된다. 반면 블루오션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모든 산업을 나타내며 아직 우리가 모르고 있는 시장 공간이다. 따라서 게임의
규칙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블루오션에서는 새로운 수요 창출과 고수익 성장의 기회를 누가 먼저 발견할 것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다.
물론 이러한 블루오션이라는 개념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기업혁신 전략, 산업구조 분석 등 이름만 달랐을 뿐
유사한 개념을 지향한 이론들은 존재했었다. 그러나 기존의 5 Forces 모델과 같은 방법론들은 레드오션 분석에 주로 유효한 것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프로그램을 제안하지는 못했다. 또한 대부분의 경쟁 전략들은 기업이 차별화나 저비용 가운데
하나만을 추구하도록 하여 현존하는 시장에서 창의적 경쟁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저자들은 1980년부터
2000년까지 30개 이상 산업 분야에서 신제품과 서비스로 비약적인 신수요 창출에 성공한 150여 사례를 분석하여 기존 이론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블루오션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분석적 툴과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전략 캔버스와 네 가지 액션 프레임워크가 바로 그것이다. 전략
캔버스는 블루오션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진단 도구로 가로축에는 업계가 경쟁하고 투자하는 요소 범위를, 세로축에는 구매자들이 느끼는 경쟁 요소들의
수준 정도를 표시하여 기업이 고객에게 제시하는 가치의 구조를 명확하게 나타낸다. 따라서 전략 캔버스는 경쟁자들이 지금 어디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업계가 제품과 서비스, 유통에서 경쟁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기존 시장의 경쟁 상품으로부터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또한 저자들은 전략 캔버스를 그리는데 도움을 주는 네 가지 액션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네 가지 액션
프레임워크는 차별화와 저비용이라는 상쇄관계를 깨고 새로운 가치곡선을 창출하기 위해서 기업의 전략적 논리와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하는 네 가지
중요한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거(Eliminate) : 업계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요소들 가운데 제거할 요소는
무엇인가?
-감소(Reduce) : 업계의 표준 이하로 내려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증가(Raise) : 업계의 표준 이상으로
올려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창조(Create) : 업계가 아직 한 번도 제공하지 못한 것 중 창조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제거와 감소에 관한 처음의 두 질문은 경쟁자에 비해 비용 구조를 낮추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 준다. 마지막의 두
질문은 어떻게 구매자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가에 대한 통찰력을 심어준다. 이 네 가지 요소들이 총괄적으로 작용하면 기업은
비용 구조를 낮게 유지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구매자의 가치 요소를 재구축하는 방법을 찾을 수가 있다. 만약 어떤 기업이 자사의
전략 캔버스에 이 네 가지 액션 프레임워크를 적용한다면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것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가
있다.
아울러 저자들은 이상에서 언급한 전략 캔버스와 네 가지 액션 프레임워크를 토대로 성공적인 블루오션 전략의 체계화를 위한 네
가지 원칙과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도 아울러 설명하고 있다.
블루오션 전략의 첫 번째 원칙은 경쟁의 틀을 깨고 시장 경계선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시장의 경계를 재구축하기 위한 다음의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1) 대안 산업을 관찰하라 :
대안 산업은 기능과 형태는 다르나 동일한 목적을 가진 산업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영화관과 레스토랑은 유사한 물리적 특성이 없고 기능도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이 영화관과 레스토랑에 가는 목적은 동일하다. 즉 저녁 외출을 즐기자는 것이다. 이러한 대안산업들 간의 영역에서 가치혁신의 계기가
종종 발견된다.
2) 산업 내 전략적 그룹들을 관찰하라 : 유사한 전략을 추구하는 산업 내 기업들의 집단을 살펴봄으로써 블루오션이 열릴
수도 있다. 미국의 챔피언 엔터프라이즈는 주택 산업의 두 전략 그룹인 조립식 주택업체와 시공업체를 관찰함으로써 시공기간이 짧고 건설비용이
저렴하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새로운 조립식 주택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3) 구매자 체인을 관찰하라 : 어떤 구매자 집단을 목표로 할
것인가에 대한 도전이 새로운 블루오션의 발견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기업들은 기존에 간과했던 구매자 그룹에 포커스를 맞추는 방향으로 가치곡선을
재설계함으로써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 노르디스크는 구매자 그룹을 그들의 전통적 고객인 의사에서 당뇨병 환자로
바꿈으로써 환자 스스로 인슐린을 투여할 수 있는 '노보펜'이라는 휴대용 인슐린 투약 카트리지시장을 창조했다.
4) 보완적 제품과 서비스
상품을 관찰하라 : 아직 개척되지 않은 가치는 흔히 보완적 제품과 서비스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있다. 영국인들이 차를 끓일 때 겪는 가장 큰
불편은 바로 수돗물에 들어 있는 석회를 떠 내는 일이었다. 그래서 필립스는 주전자보다는 물이라는 보완품에 주목했다. 주전자에서 물을 따를 때
석회질을 효과적으로 거르는 필터를 주전자 주둥이에 부착한다면 영국 고객들이 크게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필립스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5) 구매자에 대한 상품의 기능적 또는 감성적 매력 요소를 관찰하라 : 감성에 호소하는 기업들은 별다른 기능적 향상 없이 많은
부수적인 요소들을 제공하여 가격을 올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런 부수적인 요소들을 없애거나 줄이면 고객들이 선호하는 간단하면서도 훨씬 가격이
싸고, 비용이 더 적게 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반대로 기능에 호소하는 기업들은 일상 제품에 감성을 조금 추가함으로써 신선한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사례로 감성에 호소하는 화장품 업계에서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화장품을 개발한 바디 샵, 반대로 기능성 저가 시계 산업에서 시계를 감성적 패션 도구로 전환한 스와치 등이 있다.
6) 시간 흐름을
고찰하라 : 모든 산업 분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트렌드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트렌드를 제대로 된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블루오션 기회를 창출할 수가 있다. CNN은 세계화라는 큰 트렌드를 읽고 세계 최초로 24시간 뉴스 네트워크를
창조했다.
블루오션 전략의 두 번째 원칙은 숫자가 아닌 큰 그림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즉 기업의 전략을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하라는
얘기다. 물론 기업의 전략을 시각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전략 캔버스라는 시각화 도구를 중심으로 전략 기획 프로세스를 수립하게
되면 회사와 경영진은 자신들의 주요 관심사를 큰 그림 위에서 한 눈에 파악할 수가 있다. 아울러 전략의 시각화는 개별 사업부들과 본사와의 대화를
매우 원활하게 해 주고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더욱이 큰 그림은 최상의 전략적 실행이 다른 사업부 전체에 걸쳐
잘 전달되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블루오션 전략의 세 번째 원칙은 비고객을 찾으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고객들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목표 고객을 정하고 그 고객들의 취향에 더욱 부합하는 상품의 세분화를 추구한다. 이러한 경쟁이 심화될수록 기업은 지나친
고객 세분화로 너무 적은 규모의 목표 시장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블루오션의 규모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반대의 과정을 취해야 한다. 현재의
고객보다는 비고객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고객들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구매자들이 가치를 두는 강력한 공통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캘러웨이사는 초보자들도 골프공을 쉽게 맞출 수 있도록 헤드를 크게 디자인한 빅버사라는 골프채를 만들어 그 동안 비고객이었던 아마추어 골퍼들을
자사의 고객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블루오션 전략의 네 번째 원칙은 정확한 전략적 시퀀스를 만드는 것이다. 블루오션 아이디어를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하도록 구체화하고 유효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전략적 시퀀스가 요구된다. 올바른 전략적 순서와 그 순서상의 주요 기준에
따라 블루오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비즈니스 모델 리스크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시퀀스의 출발점은
구매자의 효용성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업이 내놓을 상품을 구매할 매력적인 이유가 있는가?'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블루오션을 창출할 만한 잠재력이 없다. 이때는 그 아이디어를 유보하든지 아니면 긍정적인 답을 얻을 때까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구매자의
효용성이 있다면 그 다음 단계는 정확한 전략적 가격 책정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최다수의 목표 구매자들이 기꺼이 상품 값을 지불할 수
있도록 상품 가격이 책정되었는가?"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결국 매력적인 시장을 창출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비용에 관한 것이다. '기업이 목표 비용 내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면서 큰 폭의 수익을 낼 수
있는가?', '대다수 타깃 구매자 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가격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가?' 만약 기업이 목표 비용을 맞출 수가
없다면 블루오션 아이디어 자체에 수익성이 없으므로 포기하거나 목표 비용을 맞출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전략적
시퀀스의 마지막 단계는 아이디어 채택을 가로막는 장애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소매상이나 파트너들의 잠재적 저항 등이
있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려면 처음부터 아이디어 도입 시 수반되는 장애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블루오션 전략의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저자들은 단순히 블루오션 전략의 체계화 문제만 언급한 것이 아니라 실행 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법도 아울러 제시했다. 특히 기존의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조직차원에서 변화를 시도할 때 조직원들이 겪게 되는
감성적인 문제를 급소경영 리더십을 통해 다루는 방법을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다.
이뿐만 아니라 저자들은 전략 실행의 주체인 현장
직원들이 블루오션 전략의 효용성을 인식하면서도 실제로는 거부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절차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공정한 절차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참여', '설명', '기대의 명확성'이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기업은 전략의 수립과
실행과정에 현장 직원들이 직접 참여케 하고, 또 그들에게 전략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명함과 동시에 구체적으로 개개인에게 기대되는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주어야 한다.
앞서 설명한 블루오션 전략이 모든 기업이 성공적으로 신사업을 창조하도록 하는 만병통치약은 분명 아니다. 특히 전략
캔버스 그리기의 출발점이 역시나 기존 제품과 서비스라는 점, 그리고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 요소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방법이 모호하다는 점
등에서 사후적 관점에서 성공사례를 분석한 기존의 가치혁신 이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블루오션 전략이 가진 한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루오션 전략이 우리 경영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기존의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하면서도 신사업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제시한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블루오션 전략은 미래 성장동력의 고갈이라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우리 기업들이 흙 속 진주와 같은 매력적인 신사업을 찾아내는데 일조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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