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영 일반

코이닝(coining)에 대한 유감(有感)

김덕현 2005. 11. 18. 10:28

    정보기술(IT)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겐 늘 새롭게 튀어 나오는 약어(略語)들-예를 들면, ERP, SCM, CRM, RTE 등; 아래 (주) 참조-과 용어 및 개념들을 쫓아 가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 중 하나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로운 용어와 개념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는 것은 IT 공급자 쪽이고 그런 부담을 느끼는 쪽은 IT 사용자 내지는 수요자 쪽이다. 새로운 용어와 개념을 마치 동전(coin)을 찍어 내듯이 찍어 내는 행위를 코이닝(coining)이라고 한다.

 

    코이닝을 하는 쪽은 주로 가트너 그룹을 포함한 IT 컨설팅 회사나 IBM, Microsoft, Oracle, SUN 등의 IT 솔루션 회사들인데 이들이 코이닝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케팅 즉,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거나 기존 고객의 관심과 흥미를 재창조하려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공급자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노력인데 새로운 '코인'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건 뭐지?' 하고 들여다 봐야 하는 IT 사용자 입장에서는 참 고역(苦役)인 것이다. IT 사용자들은 사실 상 새로운 기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이 내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기존에 쓰고 있는 기술 내지는 시스템을 버리고 새 것으로 바꿔야 하는 건지 아니면 고쳐서 써도 되는 건지가 중요한 문제인데 대부분의 IT 공급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 것 같아서 유감스럽다.

 

    어쩄든 IT 사용자들은 새로운 '코인'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새로운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이 늘 좋다는 말은 아니지만, 새로운 것에는 뭐든 기존 기술에서는 부족했던 점이 보완되었거나 과거에는 없던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기능이 정말로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IT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1)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기업 환경과 (2)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IT라는 두 가지의 이동 표적 (moving target)이 움직이는 방향성을 포착하고 변화의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IT 공급자들에게 끌려 다니는 입장이 아니라 IT 공급자들을 끌고 다니는 입장이 되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기업의 CIO (정보화 임원, 정보화 최고 책임자)들의 초점이 정보자원에 대한 관리를 넘어서 정보경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주)

1. 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정보자원들을 전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고자 하는 기술

2. SCM (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 또는 공급사슬 관리): 특정 기업이 제품/서비스를 생산 또는 운영하는데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을 납품업체로부터 조달하는 과정으로부터 생산, 판매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일관화, 최적화 하기 위한 기술

3.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 기업이 이익 또는 매출을 극대화 하기 위해 고객의 욕구를 수집, 분석해서 영업, 마키팅, 고객지원 등 업무에 활용하고 더 나아가서 고객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만족 내지는 고객성공을 극대화 시키려는 기술

4. RTE (Real Time Enterprise, 실시간 기업): 최신화 된 정보를 이용해서 핵심적인 업무 프로세스의 관리와 실행에 포함된 지연요인을 점진적으로 제거하려는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