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2005년 12월 30일, 한 해를 보내면서 저희 학과 게시판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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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12월 28일 오후,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이 주최한 e-비즈니스 CEO/CIO 특강 세미나엘 잠시 들렀다가 서울대 명예교수이신 윤석철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심에도 불구하고 꼬장꼬장한 체격에 우렁찬 목소리로 강의를 하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강의의 주제는 ‘흥망성쇠의 역사철학’이었는데 그 요점은 국내외 기업은 1960년대의 원가/생산성 경쟁, 1970년대의 품질관리 경쟁, 1980~90년대의 제품기술 경쟁 등을 통해 흥하거나 망하는 과정을 거쳐 왔는데 21세기에는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의 크기가 기업의 성쇠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윤교수님은 사회적 자본을 ‘사이’에서 (즉, 사람과 사람 사이, 기업과 기업 사이) 형성된 경쟁력으로 정의하시면서 Trust, Integrity, Solidarity 등이 그 구성요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Trust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신뢰로, Integrity는 양심과 원리/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의지로, Solidarity는 ‘나’ 못지않게 ‘우리’를 생각하는 정신/자세로 각각 정의하셨습니다. 저는 신뢰(trust), 일관성(integrity), 연대의식(solidarity)은 기업은 물론, 모든 개인이 발전시켜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는 인간이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일 것입니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조직, 조직과 조직 사이에서 작은 약속으로부터 커다란 계약에 이르기까지 서로 윈-윈 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신뢰가 축적된다면 개인과 사회의 발전은 저절로 이루어 질 것이라 봅니다. 일관성은 상황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생각과 말, 행동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 입으로 두 말 안하기’, ‘언행일치’ 같은 것이 그 예이겠지요. 제가 황우석 교수 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큰 아쉬움 중 하나는 바로 그 일관성이 결여된 점입니다. 누구든지 한 번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반복된다면 올바른 원칙을 갖지 못했거나 그러한 원칙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일관성 없는 개인이나 조직은 신뢰도 잃게 됩니다. 연대의식은 조직을 유지, 발전시키는 힘입니다. 연대의식은 조직 전체가 느끼는 의식이지만 그 시작은 구성원 각자의 열린 마음, 하나 되려는 마음에 있습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확산되고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신뢰와 일관성, 연대의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이버대학이라는 독특한 조직에서 만난 우리들 사이에서도 그와 같은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어야 조직도 발전하고 개인도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2년 또는 4년 동안의 사이버대학 생활에서 지식 또는 학사학위만을 얻어 간다는 것은 또 다른 중요한 교과목의 이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학과장으로서, 교수로서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어 내지 못했던 점을 반성해 봅니다. 2006년에는 모든 학우들이 ‘사회적 자본’을 많이 축적한 개인으로, 직업인으로 발전되셨으면 합니다.
새해에도 늘 건강하신 가운데 많은 성취가 있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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