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전 국회의원인 박석무씨가 운영하는 다산연구소의 다산포럼에 실린 글입니다. 참고로 문정공(文正公) 김상헌님은 제게는 15대조가 되는 분입니다.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오늘날에는 늘 청백한 것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고 상황에 따라서는 좀 탁하고 검어야 할 것 같은데 늘 청백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지는게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정도(正道)와 권도(權道)이 차이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正道는 말 그대로 사람이 따라가야 할 바른 길임에 반해, 權道는 (이 때의 權은 권세권이 아니라 저울추권이라고 함) 저울이 달아야 할 물건의 무게에 따라 저울추가 저울대의 중앙으로부터 좌우로 움직이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正道를 가리킵니다. 공자는 제자에게 '시동생이 형수의 손목을 잡아도 되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정도와 권도의 차이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만약 평상 시에 시동생이 형수의 손목을 잡는다면 이는 인륜에 어긋난 것이니 정도가 아니지만, 물에 빠진 형수를 구하기 위해서 형수의 손목을 잡는다면 이는 한 인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것이니 곧 권도라는 것입니다.
중앙이라는게 아예 없는 사람들이 정도도 권도도 아닌 사술(邪術)에 의존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될 때면 내 조상님의 고지식한(?) 청백과 원칙주의가 오히려 크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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