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전자상거래표준화통합포럼(ECIF)이 2005년도에 발주한 'e-비즈니스의 고도화와 u-비즈니스 연계 방안'이라는 연구과제의 최종보고서에 제시한 본인의 소견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코멘트를 부탁드립니다.
--------------------------------------------------------
국내의 e-비즈니스 적용상의 문제점에 대해 그 동안 정부 내부에서는 물론 기업, 학계, 언론 등에서 다양한 제안과 지적이 제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다시 또 지엽적인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종합적 관점에서 두 가지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그 하나는 이해당사자 간에 e-비즈니스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로 인해 e-비즈니스에 대한 전략 및 계획 수립과 실행 상에 부분적인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1) e-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문제점
■ e-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우선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 된 국내의 e-비즈니스에 대한 논의와 실행 과정에서 e-비즈니스의 정의와 범위에 대한 명확한 공감대 마련이 불충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새로운 용어와 개념을 자의적, 조작적으로(operational) 정의하는 것이 때로는 정의 자체에 갇혀 버리는 폐단을 만들기도 하지만, 용어와 개념의 혼란으로 인해 이해당사자 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되고 그로 인해 포괄적, 체계적 접근보다는 단편적, 산발적 접근이 이루어진다면 그 폐해는 더 커질 수 있다.
e-비즈니스는 용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인터넷/웹 기술을 활용한 기업혁신 전략이며 이를 지원하는 정보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e-커머스(또는 전자상거래)로 부르던 시기에는 인터넷/웹을 통한 상품/서비스의 구매와 판매가 중심이었고 e-비즈니스로 부르고 있는 지금은 기업 내부와 기업 간의 거래 및 협업도 포함하는 개념이 되었다. 향후, 유비쿼터스 네트워킹 및 컴퓨팅 기술이 보다 강조되는 기업혁신을 e-비즈니스라고 부를 것인가, u-비즈니스라고 부를 것인가 하는 문제는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공감대가 마련되는데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용어의 변화가 본질 (즉, 기업혁신의 수단)까지 바꾸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e-비즈니스는 전략인가, 시스템인가, 기술인가?
1990년대 초부터 중후반까지 국가 차원에서 활발하게 추진했던 CALS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e-비즈니스는 기업혁신 전략이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보시스템 (즉, HW, SW, 데이터베이스, 업무절차, 사람, 문화 등의 복합체)이고 또 인터넷/웹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술이라고 보아야 한다. e-비즈니스를 전략으로만 볼 때는 시스템과 기술에 대한 고려가 미흡할 수 있고 e-비즈니스를 새로운 기술로만 볼 때는 전략과 시스템에 대한 고려가 미흡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략으로만 볼 때는 기존 시스템과 기술은 점진적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간과되어 ‘top-down 식의 push’가 됨으로써 수요자인 기업이나 개인의 자발적인 투자와 참여가 지연될 수 있다. 또, 기술로만 볼 때는 전략 측면, 운용 측면, 경제성 측면에 대한 타당성 검토가 소홀하게 되어 이 또한 ‘bottom-up식의 push’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결과 수단(‘기술’)이 목적(‘시스템’ 내지 ‘기업전략’)을 좌우함으로써 투자 대비 성과가 낮은 산출물을 만들어 내거나 실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현업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e-비즈니스든 u-비즈니스든 국가나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것이다. u-비즈니스 시스템은 e-비즈니스 시스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더욱 더 줄이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정보통신망, 컴퓨터 HW 및 SW, 데이터, 기기 등이 부가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기술 측면에서 u-비즈니스는 첨단의 IT외에 BT, NT, CT 등이 융합된 것이다. e-비즈니스 시스템이 구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u-비즈니스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점에서 전략과 시스템, 기술에 대한 조화로운 접근이 필요하며 정보시스템에 대한 변화로부터 시작하는 ‘middle-up-down’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 e-비즈니스는 혁신(revolution)인가 개선(evolution)인가?
e-비즈니스는 국가나 기업의 전략이나 기술에 대한 변화라는 점에서는 급격한 혁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에 대한 변화라는 점에서는 혁신이라기보다는 점진적 개선이 되어야 한다. 특히, 변화관리에 대한 체계적 방법론과 경험이 미숙하거나 창의적 사고와 벤처로서의 도전정신이 부족한 국가나 기업의 경우는 더욱 더 혁신이 되기 어렵다. 급격한 혁신과 점진적 개선의 조화가 필요하다.
■ e-비즈니스의 주체와 촉진 대상은 누구인가?
e-비즈니스는 기업이 주체가 되며 정부나 개인이 참여자가 된다. 역할 측면에서 정부는 e-비즈니스의 촉진자이고, 기업은 e-비즈니스의 실행자이며 개인(소비자)은 e-비즈니스의 수혜자 내지 최종사용자가 된다. e-비즈니스의 주체 중 하나인 기업에는 (1) e-비즈니스 시스템과 기술을 이용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거나 기존 비즈니스를 개선, 발전시키는 사용자 기업 (예: 제조, 건설 등 전통산업과 인터넷 쇼핑몰, 제3자 e-Marketplace 등 인터넷 유통업)과 (2) e-비즈니스 사용자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이나 기술을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이 있다.
e-비즈니스 촉진 정책은 정부, 기업, 개인 모두가 대상이 되어야 한다. 특히, 기업의 경우는 솔루션 기업은 물론 사용자 기업도 대상이 되어야 한다. (사용자 기업 중 전통산업을 대상으로 한 e-비즈니스를 e-Transformation이라 한다.) 이런 점에서 e-비즈니스 촉진 대상을 ‘e-비즈니스 산업’으로 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비즈니스 산업’은 오히려 ‘인터넷 기반 산업’ (이는 정보통신 산업의 한 분야) 또는 ‘인터넷 유통업’으로 지칭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역할분담을 한다면, 산업자원부는 e-비즈니스 사용자 기업을, 정보통신부는 e-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을 포함한 인터넷 기반 산업을 촉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적합한 일일 것이다. 예를 들면, ERP/SCM 템플릿 사업을 함에 있어서 정보통신부는 ERP/SCM 솔루션의 개발과 보급을, 산업자원부는 ERP/SCM 솔루션에 대한 소요 정의와 개발된 솔루션의 적용을 맡는 식의 분담과 공조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다음에
계속)
'e-비즈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비즈니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임춘성 교수, 디지털 타임즈에서) (0) | 2006.07.08 |
---|---|
e-비즈니스 추진 상 문제점 (2): 전략과 실행 상 오류 (0) | 2006.03.29 |
온라인 음악 시장, 급격히 성장 예상 (eMarketer에서) (0) | 2006.03.21 |
웹의 진화..산업지형도 확~바꾼다 (머니투데이에서) (0) | 2006.01.12 |
온라인 소매업, 계속 큰 폭으로 성장 (eMarketer에서) (0) | 2006.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