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e-비즈니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임춘성 교수, 디지털 타임즈에서)

김덕현 2006. 7. 8. 11:17

아래 글은 전자신문사 디지털타임즈 7월 6일자에 실린 기사입니다.

 

임교수님은 이 글에서 e-비즈니스 또는 전자거래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줄어 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는 저도 동감입니다. 너무나 쉽게 뜨거워 지고 또 쉽게 식어 버리는 그런 '조급한 문화'는 개발도상국 시절에는 힘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벗어 버려야 하는 구태라고 믿습니다.

 

우리 정보경영 전공자들은 전통적인 정보화는 물론, 인터넷 기술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e-비즈니스, 그리고 이제부터 점차 구체화 될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한 u-비즈니스까지 그 속에 담아야 할 전략과 시스템, 그리고 기술들을 폭 넓게 이해한 가운데 기업과 정부/공공기관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혁신'을 이룩하기 위한 지혜가 무엇인지를 찾아 보십시다.

 

김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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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e비즈니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2006. 7. 6)

 

임춘성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대뇌에서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그리고 `에도르핀' 호르몬이 차례로 분비된다. 그러나 약 3년이 지나면 이 모든 호르몬에 대해 뇌 속에 항체가 생겨 더 이상의 화학물질이 효과가 없게 된다. 사랑의 열정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의 IT분야에서도, 대부분의 최신 이슈와 트렌드는 3년 이상의 스포트라이트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e비즈니스는 어떤가. 1994년 국내 소개되고 1996년 초 대표 학회와 협회가 설립된 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간 CALS, 전자상거래, 인터넷비즈니스, e비즈니스 등의 용어로 풍미되면서, 법도 제정되고 수많은 정책이 시행되었으며, 전문 전담기관도 설립되어 톡톡히 그 구실을 하고 있다. 전자거래와 e-Business처럼 10년 넘게 국가와 산업사회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준 IT이슈도 흔치 않지만, 그 이력에 걸맞게 더 이상의 호기심의 자극과 호르몬의 분비와는 멀어져 가는 것 같다.

전자거래학회장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아직도 전자거래(연구)하시느냐?'였다. 그러면 학회장답게 `(전자거래와 e비즈니스는) 지금부터다.'라고 대답하곤 했다. 이에 `왜냐?'고 물어보면 열심히 설명할 텐데, 대게 질문이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에 e비즈니스가 갈, 아니 가야할 방향을 얘기해보려 한다.

첫째, 전자거래와 e비즈니스의 핵심은 IT인프라와 신기술의 기업과 산업사회의 적용이다. 고로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제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포함한 신성장동력 및 IT839의 제반 기술의 시범적용에 역점을 둬야 한다. 기술 경제성을 넘어 시장 수익성을 고려한 기업과 산업군의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여야 한다. 기술의 융복합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심도 있는 비즈니스모델이 절실하다. 기술 공급자 중심의 기술개발보다는 시장 수요자 중심의 시장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추진하는 사상과 실체는 e비즈니스이어야 한다.

둘째는, 전자거래와 e-Business는 개별 기업의 정보화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군의 산업정보화를 강조한다. 즉, 기업의 공동체적인 상생을 지향하고 있다. 대표적 상생 명제인 대중소기업의 협업은 수직관계의 상생구조이다. 동종 기업들의 데이터와 시스템 표준화와 더불어, 이종 기업들이 핵심역량을 제외한 부분을 상호 아웃소싱하여 형성하는 가상기업도 수평관계의 상생구조이다. 이들 문제가 중요할수록, 이를 푸는 기술적 해법이 아직도 전자거래 외에는 없어 보임을 우리는 명심하여야 한다.

셋째로는 가장 근원적인 내용으로서, 전자거래와 e-Business는 기업의 경쟁력, 산업의 경쟁력, 결국 국가경쟁력을 이루는 수단이다.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특정 시점의 매출액과 시장점유율, 또는 수출액과 수입대체효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장기적 성과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체질과 산업의 구조를 개선하여야 한다. 국제표준에 필적하는 경쟁력은 IT를 활용한 기업정보화와 산업정보화,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e-Business를 통해 가능하다. 이제는 국가산업사회에서 경쟁력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여야 한다.

분명히, 남녀간의 진실한 사랑의 본질을 3년 내로 끝나는 화학물질 분비에 의한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볼 수는 없다. 아무리 신기술과 신개념이 만연하고 종종 시장창출의 목적으로 활용된다 할지라도, 전자거래와 e-Business의 본질적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혹 홍보와 확산을 위해서라면 명칭을 바꿀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도, 아니 점점 더 중요해지는 그 역할은 지금부터이다. e-Business는 끝났고 이제는 다른 무엇이라는 식의 얘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설렘이 없어도 사랑은 사랑이기 때문이다.